BRAND STORY
와인을 감상하고, 예술을 맛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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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손진호 사진 및 자료 제공 와이넬)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에 개나리가 만개했다. 하나하나는 작고 평범한 꽃이지만, 정원과 길가 울타리에 군집해서 노랗게 개화해 연출하는 장관은 가히 새봄의 전령 중 으뜸이라 하겠다. 와인 세계에서도 이처럼 군집 효과로 시각적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와인이 있다. 미세한 방울 방울이 끊임없이 솟구쳐 멋진 기포 기둥과 포말을 연출하는 발포성 스파클링이다. 노란 개나리꽃처럼 화사한 황금빛 색상을 지닌 부르고뉴 스파클링 와인을 ‘행복한 달’ 4월의 주인공으로 골랐다.
크레망 드 부르고뉴(Crémant de Bourgogne)
크림성 부드러운 거품이 특징적인 크레망은 프랑스에서 전통적인(Traditionelle) 샴페인(Champenoise) 제조법으로 생산된 고급 스파클링 와인 계열을 총칭하는 용어다. 프랑스 전역의 와인 산지에서 생산되며, 해당 산지 이름을 뒤에 붙여 원산지 명칭(AOC)을 이룬다. 부르고뉴, 루아르, 알자스, 보르도 지방 등의 크레망이 유명한데, 각각 샤르도네, 슈냉 블랑, 피노 블랑, 소비뇽 블랑 등의 지역 특화 품종의 특색이 담긴 지역 크레망이 탄생한다. 약 4.5bar 미만의 압력을 가진 크레망은 샴페인보다 부드러운 거품과 기분 좋은 순한 맛을 선사한다. 흔히 샴페인보다 하급으로만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다른 테루아를 표현한 스파클링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
이달의 스파클링인 크레망 드 부르고뉴는 1975년부터 AOC 등급이 인준됐는데, 부르고뉴 전역의 약 3000여 ha에서 재배된 샤르도네, 피노 누아, 갸메 등의 품종으로 생산되며, 드라이 스파클링 중심이다. 일반적으로 연한 노란색에서 밝은 황금색을 띠며, 기포는 섬세하고 우아한 포말을 형성한다. 꽃향기, 과일, 미네랄 향이 좋고, 입안에서 신선함과 우아함, 그리고 적절한 산도와 조화를 이룬다. 청포도로만 생산되는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은 흰꽃향, 감귤류, 청사과, 살구와 복숭아향, 시간이 지나며 꿀, 견과류, 토스트 풍미가 곁들여진다. 드물지만 적포도로만 생산된 블랑 드 누아(Blanc de Noirs)는 체리, 블랙커런트, 산딸기향이 매혹적이며, 입안에서는 힘차고 길게 뒷맛이 진하게 이어진다. 스파클링을 만들려면, 포도도 많이 필요하고 장비와 자금이 중요하기 때문에 대개 기업형 큰 회사들이 많은데, 필자가 이달에 소개할 와이너리는 5대째 가족 대대로 이어진 그야말로 부티크형 소규모 양조장이다.

부르고뉴의 심장부에서 스파클링을 만들다? Why Not!!
외국에서 온 관광객이 사비니 마을로 가는 길을 묻자, 현지인들이 좀 의아해하는 눈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 부르고뉴 와인 지방을 여행하는 애호가들이라면 세계적 명성의 유명한 마을들을 찾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가 찾는 파리고(Parigot) 양조장은 파리~마르세이유 간 고속도로변의 골짜기 안쪽에 위치한 ‘사비니-레-본느(Savigny-lès-Beaune)’라고 하는 작은 마을에 있다. 1907년 창립자 에밀 빠리고(Emile Parigot)는 샴페인 생산법을 익혀 이 마을에서 본인 이름을 걸고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는 ‘샴페인의 정수를 부르고뉴의 꼬뜨 도르(Côte d’Or)에서 담아내는 생산자’로 평가받으며, ‘샹파니자뙤르(Champagnisateur)’로 불렸다고 한다.
1920년에는 에밀의 외동딸 루이즈 빠리고(Louise Parigot)와 그녀의 남편 가스통 리샤르(Gaston Richard)가 합류했다. 이제 가족 전체가 스파클링 생산에 뛰어든 것이었는데, 전통적인 스틸 와인 산지의 중심지에서 스파클링 와인 생산을 선언한 이들의 결정은 당시로서는 매우 대담하고 선구적인 행보였다. 회사는 3대째인 베르나르와 기 리샤르(Bernard & Guy Richard)에 이르러 본격적인 성장을 맞이하게 된다. 당시까지 그들의 스파클링 와인은 단순히 ‘무쓰(Mousseux 발포성 와인)’로만 불리다가, 1943년에 ‘Bourgogne Mousseux AOC’ 등급 설정과 함께 그 멋진 왕관을 쓰게 됐다. 1952년에는 회사 명칭이 오늘날처럼 ‘Parigot et Richard’로 바뀌며, 마침내 두 가문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됐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오너 와인메이커인 그레고리 리샤르
1975년에는 프랑스 스파클링 와인의 한 차원 진일보한 새로운 등급 명칭인 ‘Crémant de Bourgogne AOC’가 생성됐는데, 이 등급이 설정되기까지에는 베르나르와 기 형제의 끈질긴 집념과 부르고뉴 스파클링의 품질을 끌어 올린 공이 컸다고 한다. 1985년, 가업은 베르나르의 딸 마르띤느 리샤르(Martine Richard)와 그녀의 남편 알랭 조르제(Alain Georger)에게 승계됐으며, 2002년부터는 그들의 아들 그레고리 조르제(Grégory Georger)가 5대째 가문의 전통을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다. 올해 50세인 그레고리는 사회학과 경제학을 수학하고, 2002년에 농장으로 들어와 아버지 밑에서 가업을 전수받고 2010년에 첫 빈티지 와인을 만들었다. 이제 그의 손에서 어떻게 정교하고 우아한 크레망이 만들어지는지 살펴보자.
크레망의 별, 그 별들의 향연 ‘Parigot & Richard’
Parigot et Richard 크레망을 만드는 포도는 양조장에서 20km 반경 내에 위치한 포도밭에서 재배된다. 주로 꼬뜨 드 본(Côte de Beaune)과 사비니 레 본(Savigny-lès-Beaune) 주변 지역에서 재배하지만, 일부 오트 꼬뜨 드 뉘(Hautes-Côtes de Nuits) 지역의 포도도 사용된다. 총 생산량의 75%에 해당하는 13.5ha의 밭을 직접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 25%는 포도밭을 직접 관리하는 장기 협력처에서 구매한다. ‘꼬뜨 도르(Côte d'Or, 황금 언덕)’라고 불리는 이 지역은 부르고뉴의 완전 핵심 지역으로서, 포도밭과 포도 가격이 높기에, 빠리고 와인이 여타 크레망보다 두 배 이상 가격이 높은 이유가 정당화되는 부분이다.
이들은 석회점토질 토양의 경사진 밭에서 유기 철학을 바탕으로 유기농법에 가깝게 화학 물질 사용을 최소화하되, 필요시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지속가능한 농법인 ‘뤼뜨 헤조네(Lutte Raisonnée)’를 실천하며, 계약 농가들도 관리한다. 최소 개입 원칙 아래 생태계를 보호하고 포도나무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피복 작물 재배와 토양 관리 또한 핵심 요소다.

빠리고 셀러의 수작업 리들링
포도나무 사이에 풀과 콩과 식물을 심어 질소를 고정시키고 토양 비옥도를 높이며, 침식을 방지하고 생물 다양성을 증진한다. 정교한 가지치기와 캐노피 관리는 일조량과 통풍을 최적화해 완숙과 질병 예방을 동시에 도모한다. 와인 양조는 사비니 중심부에 위치한 오래된 양조장과 석회암으로 파낸 지하 저장고에서 이뤄지는데, 역사가 오래된 만큼 편리하고 실용적인 구조와는 거리가 멀지만, 결과는 훌륭하다! 포도는 품종과 원산지 별로 각각 별도로 양조되며, 블렌딩은 수확 다음 해 초에 이뤄진다. 이는 각 품종과 원산지의 특성이 결정적이다.
각 수확의 특성이 다르더라도 하우스가 고유한 스타일과 일관된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와인메이커의 노하우다. 와인은 여과나 정제 없이 숙성된다. 병안에서의 2차 발효는 뀌베에 따라 24~60개월 정도 매우 오래 숙성시킨다. 신중한 가당량으로 인해 크레망 중에서는 가장 높은 6bar 정도의 압력을 추구한다. 효모 잔해 제거는 수작업으로만 이뤄지며, 출고 60일전에 진행해, 와인의 안정성을 보장한다. 당도 보정 작업(도자주 Dosage)은 정밀하게 집중해, 과거보다 점점 당도를 낮게 조절하는 장인 정신의 디테일이 살아 있다. 이러한 세심한 과정은 Parigot & Richard의 크레망에 섬세함, 깊이, 그리고 뛰어난 완성도를 부여한다. 빠리고는 약 8개 뀌베에 걸쳐 연간 약 15만~20만 병을 생산한다.

Parigot & Richard 지하 셀러
지구 반대편 멀리서 방문한 필자에게 그레고리는 ‘오리진(Origines)’ 크레망을 따라주고는, 현재 기상 상황 논의부터 유산발효, 그리고 점점 인기를 얻고 있는 알리고떼 품종이 가져오는 변화 등 학문적 수준의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스파클링 와인 덕후인 필자는 크레망 드 부르고뉴를 사랑한다. 샴페인과 비교했을 때 가격 대비 훌륭한 스파클링 와인이다. Parigot & Richard 같은 최상급 생산자의 품질은 더욱 뛰어나다. 변함없는 열정과 장인 정신으로 그들은 카테고리를 뛰어넘는 인상적인 스파클링 와인을 창조한다. 파리고&리샤르의 한 모금은 부르고뉴의 영혼을 여행하는 것과 같다.
시음 와인 3종 리뷰
**시음 와인의 제목 부분 한글 표기는 국내 수입사가 표기한 표기를 따르고, 본문 내용의 발음 표기는 필자의 표기입니다

오리진, 브륏 Parigot, ‘Origines’, Brut, NV
일반 와인과 마찬가지로 스파클링 와인도 원료 포도의 테루아가 중요하다. ‘오리진’ 뀌베는 앞서 본문에서 언급한 3곳의 테루아 포도를 모두 사용했다. 이는 기본 뀌베로서의 기준에 충실하기 위해서, 회사가 소유하거나 거래하고 있는 다양한 테루아를 모두 블렌딩함으로써, 양조장의 오리진(기원, 본류)을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피누 누아와 샤르도네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품종이거니와, 특별히 20% 블렌딩한 알리고떼 품종은 매우 특별한 토착 품종이다. 또한 부르고뉴 중부 지역에서 소량 재배되고 있는데, 부즈롱(Bouzeron AOC)을 중심으로 개성이 강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품종이다. 강하고 높은 산도를 자랑하며, 씁쓸한 쓴맛을 동반하는 미네랄 표현이 특징적이다. 알리고떼의 품종의 특성을 뚜렷이 강조하기 위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했다. 아마도 그레고리는 알리고떼를 Parigot & Richard 크레망의 특별함을 위한 ‘치트키’로 사용한 것이 아닐까?
필자가 시음한 뀌베 ‘오리진’ 크레망은 피노 누아 40%, 샤르도네 40%, 알리고떼 20%가 블렌딩된 논빈티지로서 최소 24개월 숙성했으며, 잔당 6~7g/L의 브륏 스타일이고, 효모 잔해 제거는 2024년 5월에 진행했다. 진한 노란 색상에 밝게 빛나는 황금빛 뉘앙스가 미세한 기포에 비춰 샹들리에처럼 화려하다. 필자는 1시간에 걸쳐서 시음을 즐겼는데, 끝까지 기포가 끊어지지 않고 올라왔다. 날렵한 플룻 전용잔에서는 레몬, 오렌지, 키위, 청사과 등 싱그런 과일향과 비에 젖은 돌, 카모마일, 로즈마리 등 허브와 미네랄이 좋았고, 마지막 잔에서는 브리오슈 빵의 감미로움과 바게뜨 빵의 구수함이 행복한 부께를 완성해 줬다.
입에서는 강한 산미와 드라이한 미네랄, 두툼한 볼륨감, 12.5%vol 알코올이 주는 힘과 구조감이 잘 짜여진 미감의 완성도가 높다. 깔끔하고 고전적인 이 스파클링은 음식과의 조화도 뛰어나니, 아페리티프로 완벽하며, 자몽을 곁들인 허브 채소 샐러드와 브루스케타, 해산물, 생선과 함께 식사 내내 즐기기에 좋다. 아울러 필자가 시음은 하지 못했지만, 여기서 변형된 ‘라 쌍띠넬(La Sentinelle)’이라는 뀌베가 수입되는데, 샤르도네 80%에 알리코떼 20%를 블렌딩했다. 강직한 과일향의 피노 누아를 빼고, 우아한 샤르도네의 특성을 보다 강조한 스타일일 듯하다.
프로펫, 엑스트라-브륏 Parigot, ‘Prophète’, Extra-Brut, 2021
샴페인을 만드는 샹파뉴 지방과 크레망을 만드는 부르고뉴 지방은 동일한 핵심 품종을 재배한다. 다만 부르고뉴 지방은 가장 좋은 포도로 이곳의 전통인 일반 레드와 화이트를 생산하고, 크레망 스파클링을 위해서는 다소 이급지에서 대량 생산된 포도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만일 부르고뉴의 중심지에서 좋은 포도로 스파클링을 생산했을 경우에는 어떨까? 바로 그 답이 ‘프로펫’에 있다. 부르고뉴 꼬뜨 드 본의 석회질(Limestone) 토양에서 재배된 샤르도네 포도는 미네랄리티와 선명한 산도를 부여하고, 꼬뜨 드 뉘의 이회토(Marl)와 점토(Clay) 토양은 피노 누아에 구조감과 깊이를 더해 주고 있다. 이 땅에서의 스파클링 와인의 가치를 미리 예견한 ‘예언자, 선지자’라는 의미의 뀌베명이 정곡을 찌른다.
필자가 시음한 뀌베 ‘프로펫’ 크레망은 피노 누아 50%, 샤르도네 50%가 블렌딩된 2021 빈티지 크레망으로서 최소 30개월 숙성했으며, 잔당 4g/L의 엑스트라-브륏 스타일이고, 효모 잔해 제거는 2024년 5월에 진행했다. 프로펫 크레망 시음을 위해서는 앞선 오리진을 마셨던 ‘플룻’ 스타일 잔이 아니라 보다 볼이 넓은 ‘튤립’형 잔을 선택했다. 두 고급 품종의 조합이며 장기간 숙성시킨 제품이기에 샴페인과의 차별점을 느껴 보기 위해서였다. 기포는 힘있고 조밀하며 황금빛으로 반짝였다.
첫 향은 레몬과 자몽, 파인애플향이 특징적이었고, 쌈싸래한 아몬드와 고소한 개암향도 인상적이다. 샴페인보다 조금 더 잘 익은 과일의 부께가 차이가 난다. 입안에서도 풍성함과 생동감이 조화를 이루며, 볼을 부풀리도록 거품이 넘치는 탄산이 활력을 더한다. 잘 익은 부사 사과맛이 감칠맛을 내며, 그 밑바닥에는 은은한 미네랄의 짠맛이 느껴져 계속해서 한 모금씩 마시고 싶게 만든다. 12.5%vol 알코올의 풀바디며, 나무 수령이 50~60년생이라 뒷심의 잔맛이 고급스런 산미와 함께 길게 이어진다. 조금 더 진지한 요리 음식, 서양배를 곁들인 닭찜이나 가리비 등 조개 구이 요리, 바닷가재 갑각류, 고급 생선 요리를 추천한다.
레 륌, 브륏 나뛰레 Parigot, ‘Les Lumes’, Brut Nature, 2021
뀌베 이름으로 어려운 중세 불어를 사용했다. 오늘날 ‘빛’이라는 단어, ‘Lumière’의 고어 형태인 ‘Lume’은 프랑스어에서는 다소 오래된 시적 표현으로, 발광 물질, 즉 빛을 내는 물질을 의미한다. 또한 ‘마술에서 보이는 마법같은 반짝임’이라는 사용법도 보인다. 그러니, ‘Les Lumes’는 기포가 가득한 스파클링 와인의 생동감과 축제 분위기를 상징하는 시적인 이름이 되겠다. 회사 홈페이지 자료 사진을 보면, ‘레 륌’ 병 뒤에 달의 흑백 사진을 넣어 이미지를 완성했는데,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수면의 고아한 빛의 향연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필자가 시음한 뀌베 ‘레 륌’ 크레망은 피노 누아 100%로 생산됐으니, ‘블랑 드 누아’ 타입이다. 2021 빈티지로서 최소 24개월 숙성했으며, 잔당 0g/L의 ‘브륏 나뛰르’ 스타일이다. 현실적으로 잔여 당분을 ‘제로’로 맞추기는 쉽지 않아, 이런 표식은 ‘도자주 보당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이해하면 되겠다. 숙성 후, 효모 잔해 제거는 2024년 2월에 진행했는데, 숙성 후 효모 잔해를 제거하는 리들링(Riddling) 작업은 최종 스파클링 와인의 투명도와 안정성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현대의 많은 크레망과 샴페인이 기계식 리들링을 사용하는 반면, Parigot & Richard는 수작업 리들링을 고수한다. 병을 하나하나 손으로 회전시키고 기울이며 침전물을 병목으로 모으는 이 작업은 상당한 숙련도와 정밀함을 요구한다. 이러한 장인 정신은 맑고 순수한 스타일을 완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소 볼이 넓은 튤립 글라스 속에서 은은히 빛나는 황금빛 자태를 드러낸 레 뤰은 꼬뜨 드 뉘 피노 누아 답게 과일 풍미 구조가 놀랍도록 신선하고 강력하다. 산딸기와 레드 커런트, 라임향이 주도적으로 드러난다면, 개암과 아몬드의 견과류 풍미와 시골 곡물빵의 구수함이 부께를 완성해준다. 한 입 머금으면, 추상같은 강한 산미가 정신을 깨우며, 차가운 미네랄이 서릿발처럼 곧추서있는 강인한 스파클링을 만나게 된다. 당을 첨가하지 않았다 해도, 잘 익은 남방의 과실이 주는 완숙미로 인한 우아함이 있고, 산미와 미네랄이 잡아 주는 구조감은 12.5%vol 알코올과 만나 제법 탄탄한 바디감을 느끼게 한다. 생굴 접시, 랍스터찜, 부르고뉴식 달팽이 요리, 브레스 닭요리, 양념 있는 남아시아 음식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