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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앤레스토랑 2025년 10월호] 안델루나 - 손진호 교수의 와인 PICK

( 손진호 사진 및 자료 제공 와이넬)

광활한 안데스 산맥을 달빛으로 감싸는 ANDELUNA
크리스토프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삶이 극적으로 바뀐 대륙, 남아메리카. 그 대륙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길게 뻗어 있는 산맥으로, 길이 약 7000km에 달하는 안데스 산맥이 있다. 남아메리카의 서부 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으며, 폭은 가장 넓은 곳이 700km 정도 되며, 평균 고도는 4000m, 최고봉은 아콩카과(Aconcagua 6962m)다. 이 엄청난 지형지물은 당연히 남미 대륙 전체의 농업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 가장 민감하고 예민한 포도나무는 그 1순위다. 그야말로 아르헨티나 와인 산업은 안데스 산맥의 선물이다.
멘도사의 와인 명가 안델루나 와이너리는 2003년, 멘도사주의 와인 명문 레이나 루티니(Reina Rutini) 가문과 미국의 펩시코(PepsiCo) 창업자의 아들 워드 레이(Ward Lay)가 사업 파트너가 되면서 탄생했다. 루티니 가문은 1884년부터 멘도사 지방의 고급 와인을 생산해 온 아르헨티나 와인산업의 창시자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20세기 중반부터 루티니 가문은 투푼가토(Tupungato) 지역에 포도밭 부지를 가지고 있었기에, 이 지역에 국제적 합작 와이너리가 탄생할 수 있었다.
10년이 흐른 2013년, 이 와이너리는 브라질 에너지 분야와 아르헨티나 와인 산업에서 명성을 얻은 바랄레(Barale) 가문에 인수됐다. 바랄레 가문은 멘도 사 남부의 산라파엘(San Rafael)에 위치한 라 소냐다(La Soñada) 와이너리의 소유주로서 ‘핀카 마르타(Finca Martha)’ 브랜드 와인을 성공적으로 생산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 인수 이후 바랄레 가족은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 그룹을 구성하고 회사 전 분야에 걸친 중요한 투자를 진행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는 산업 내 지속적인 성장과 확장을 도모하고, 창립자들이 구상한 정체성과 원칙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기 위함이었다.
2005년에 지어진 본부 와이너리는 지역 전통 건축 양식과 자재를 존중해 그 가치를 높였다. 안데스 산의 신비로운 존재감을 해치지 않으면서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건축됐다. 와이너리는 스테인리스 탱크로 약 150만L의 용량을 갖추고 있으며, 지하 저장고에는 1000개의 오크통과 약 100만 병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또한 화이트 와인 발효와 레드 와인 숙성에 이상적인 ‘에그형 세라믹 조(Ceramic Egg Heads)’ 발효조를 보유하고 있다. 프리미엄 와인 저장용으로는 2000L 용량의 프랑스산오크 푸드르와 점토 암포라를 사용한다. 안델루나는 현재 두 곳의 와인 생산 시설을 보유한 통합 그룹으로, 총 생산 능력은 약 230만 L에 달한다. 아르헨티나와 30개 이상의 국제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으며, 고품질 와인을 바탕으로 세계 와인 시장에서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매년 세계적 수준의 미식과 독특한 체험을 추구하는 전 세계 방문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기도 하다.

 

안데스 해발 1300 고지, Tupungato & Gualtallary 테루아
안델루나 와이너리가 위치한 멘도사주, 투푼가토 지역, 괄타자리(Gualtallary) 지구는 해발 1300m 고도에 있다. 이 산지는 20세기 초반부터 그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관개 시절, 접근 도로 등의 문제가 해결된 20세기 후반이 돼서 적극 개척됐다. 이 지역은 고도, 큰 일교차, 추운 밤, 극도의 일조량, 돌이 많은 토양, 충적토, 우수한 지하 배수성, 적은 강수량이 특징이다. 이러한 장점들이 모여 생태학적으로 건강한 포도나무 재배에 이상적인 환경이 조성됐고, 질병 없이 포도를 키울 수 있게 됐으며, 완벽한 숙성 시기에 포도를 수확할 수 있게 됐다. 이민자와 그 후손들의 숙련된 손길로 조성된 다양한 수령대의 포도밭 80ha는 1억 년 전에는 바다 밑바닥이었던 충적토 위에 있다. 이 산악 지대 포도밭은 돌이 많고, 뿌리가 모래와 석회질 토양 사이에서 힘겹게 자라며, 석회암 속에서 독특한 개성을 지닌 와인을 생산한다. 안데스 산맥을 등뼈로 삼아 하나로 뭉친 자연의 모든 요소에 대한 섬세한 인식과 그 요소들이 그들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렇다. 기후, 지역, 토양, 물, 포도나무, 동식물, 그리고 인간의 손길과 세심한 관찰 아래 완벽한 조화를 이뤄 내는 것, 바로 그 독특하고 대체 불가능한 것이 안델루나의 테루아 였다.

달빛 아래 우아한 ‘마운틴 와인’, ANDELUNA
안델루나는 산악 와인(Mountain Wine)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회사 이름은 지구상에서 가장 광활한 산맥과 그 산맥을 빛으로 감싸는 달의 시적인 결합에서 영감을 받았다. 안델루나는 안데스 산맥의 가장 높은 지대 옆에 자리 잡고 있으며, 산악 와인을 만드는 것은 다채로운 식물군, 변화하는 색채, 신선한 향기, 산새들의 비행을 통해 전해지는 안데스의 풍부한 자연사를 해석하는 것이라 봤다. “우리는 이 경이로운 자연 배경을 존중하며, 우리의 열정으로 탄생한 한 병 한 병이 전 세계를 누비는 아르헨티나 와인의 대사 역할을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와인을 만듭니다.”라고 와인메이커 마누엘 곤살레스(Manuel González)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지속가능한 농업 관행으로 포도밭을 관리하고, 양조장에서는 개입을 최소화한다. 최적의 잠재력을 가진 우아한 와인, 선명한 색상과 개성있는 향, 높은 산도와 미네랄이 살아 있는 마운틴 와인을 만드는 꿈은 안데스에 대한 헌정이며 도전이다.

[수석 와인메이커 Manuel González & 와인 컨설턴트 Hans Vinding-Diers]

아르헨티나 까베르네 프랑의 선구자, ANDELUNA
아르헨티나가 세계 와인 무역 산업에 본격적으로 편입된 1970년대 이후, 이 나라 와인의 국가 대표는 말벡이었다. 그 아성은 앞으로도 여전하겠지만, 21세기에 들어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까베르네 프랑의 선전이다. 까베르네 프랑 품종은 프랑스 남서부 지방에서 유래해 보르도 지역과 루아르 계곡에 널리 퍼져 있다. 19세기 중반부터 아르헨티나에 심어졌지만, 1990년대부터 레드 와인에 힘과 개성을 더하기 위해 재배 면적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에서 말벡과 함께 카베르네 프랑은 최근 몇 년 동안 포도 재배 면적이 증가한 몇 안 되는 품종 중 하나다. 21세기 들어와 까베르네 프랑 식재 면적은 115% 늘어 현재 약 1569ha에 달하며, 이 중 81%는 멘도사에서 발견되는데, 주로 최고급 와인이 생산되는 루한 데 쿠쇼(20%)와 우코 밸리(45%)가 중심 지역이다. 아르헨티나 까베르네 프랑의 특성을 논할 때는, 포도밭이 안데스 산기슭에 위치한다는 것과 대륙성 포도밭이라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도가 익으면서 뛰어난 자연 산도, 좋은 구조, 매력적인 아로마 복합성을 유지하는 아르헨티나 까베르네 프랑 와인 특유의 고유한 스타일을 생산할 수 있다. 안델루나는 처음부터 와이너리를 상징하는 포도 품종인 까베르네 프랑을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왔다. 해발 1300m 고지의우코 밸리의 테루아는 품종의 가장 신선하고 최상의 표현을 보여줬다.
“안델루나는 수년 동안 카베르네 프랑 생산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뒀고, 와이너리의 상징적인 포도 품종으로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괄타자리의 테루아는 이 품종의 최상의 표현을 만들어내는 천국과 같은 곳입니다.”라고 안델루나의 수석 와인메이커인 마누엘 곤살레스는 강조했다. 그는 열정과 끈질긴 연구로 아르헨티나가 아직 까베르네 프랑 품종을 국가를 상징하는 포도 품종으로 신뢰하지 않을 때 이 품종을 정상으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그의 놀라운 역작, '마운틴 프랑(Franc de Montaña)' 3종 라인은 아르헨티나 까베르네 프랑의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결같은 철학과 진취적인 도전 정신 그리고 은은한 달빛으로 안데스를 빛내는 와이너리 안델루나의 와인 6종을 테이스팅 해 본다.

시음 와인 6종 리뷰

1300 토론테스
가장 대표적인 아르헨티나의 화이트 와인 품종으로 간주되는 토론테스는 그 기원에 대해서 많은 와인 전문가들 사이에서 광범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유럽 지중해 품종인 머스캣(Muscat) 기원설이 가장 유력하다. 장미, 자스민, 제라늄을 닮은 향기롭고 뚜렷한 향과 간헐적인 허브 에센스 풍미가 그 증거다. 토론테스는 살타(Salta)에서 리오 네그로(Rio Negro)에 이르는 아르헨티나의 모든 와인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으나, 최고 품질 와인은 안데스 산맥 발치의 고지대에서 생산된다. 1300m는 우코(Uco) 밸리의 이상적 해발고도다. 안델루나의 토론테스는 청량감을 추구하기에 오크 숙성은 전혀 하지 않고 중성 탱크에서 짧게 숙성하고 스크류캡 봉입했다. 필자가 시음한 2024 빈티지 ‘1300’ 시리즈 토론테스는 맑고 투명한 은빛 뉘앙스를 동반한 연한 연두색 화이트다. 색상이 정말 깨끗해서 겉모습에서부터 반했다. 프리지아 꽃같은 싱그러운 꽃향기를 매혹적으로 발산하며, 라임과 레몬, 장미꽃잎향, 오렌지 껍질향이 특징적이다. 1300m 고지대에서 생산돼 산미와 쓴맛, 미네랄이 좋으며, 균형감이 잘 잡혀 있다. 마치 알코올이 들어있는 시원한 카모마일 차같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의 화이트다. 향과 맛이 풍부한 토론테스는 매운 음식과 향이 강한 인도, 중국, 베트남, 태국 요리와 독특한 조화를 이룬다. 필자는 베트남 식당에서 십 수가지의 채소와 향신료를 동반한 월남쌈 요리와 함께 마셨는데,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알티튜드 샤르도네
우코 밸리내에서 가장 이상적인 포도 재배지로 알려진 투푼가토 지역의 1300m 고지에서 생산된 포도로 만들었다. 손수확한 포도는 양조장에서 천연 효모를 사용해 발효를 시작한다. 셀러의 오크 배럴과 16°C의 스테인레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한다. 이후 프랑스 오크통으로 옮겨 3~6개월을 숙성, 병입하며, 입병된 와인은 추가로 4개월을 안정화시켜 출시한다. 비건 인증을 받은 와인이다. 필자가 시음한 2021 빈티지 알티튜드 샤르도네는 짙은 노랑색을 보였는데, 이는 샤르도네 품종 자체의 진한 색상이거니와 4년 숙성을 통해 짙어진 부분이 반영된 것이다. 고소한 버터향과 개슈넛향이 글라스 안에 가득하고, 오렌지와 파인애플, 패션프룻, 바나나 향도 화려하게 등장한다. 약한 삼나무 향과 팝콘 뉘앙스가 안정감을 주면서, 입안의 산미와 14%vol의 여유로운 알코올, 결결이 입안을 감싸는 질감 구조가 긴장감을 준다. 신선한 산미와 여유로운 보디감이 마지막 여운까지 이어지는 이 와인은 프랑스 부르고뉴 화이트와 미국 나파밸리 샤르도네의 중간 정도되는 분위기의 멘도사 샤르도네의 특성을 잘 구현했다. 열대 과일 샐러드, 연어 스테이크, 테르미도르 소스의 랍스터 요리, 굴전, 전주비빔밥, 견과류 모듬, 크림 치즈 등과 잘 어울릴 것이다.

알티튜드 말벡
안데스 고지대 투푼카토의 1300m 포도밭은 매우 큰 폭의 하루 기온차를 보여 주는데, 이로 인해 강렬한 향과 진한 맛의 포도를 얻어낼 수 있으며, 농축미가 강한 와인을 생산해 장기 숙성이 가능하다. 전문 수확팀이 손수확한 포도는 야생 효모로 발효가 시작된다. 발효 후, 프랑스 오크통으로 옮겨 빈티지에 따라 8~10개월 숙성, 병입하며, 입병된 와인은 추가로 6개월 정도 안정화시켜 출시한다. ‘알티튜드’ 시리즈는 품종의 과일향과 오크 숙성 풍미와의 최적 균형을 목표로 기획된 품질 라인으로서, 일반 와인애호가들에게 최적의 가성비를 제공하고 있다. 역시나 필자가 시음한 말벡 알티튜드 2021 빈티지는 이 라인업 최적의 숙성기에 시음했기 때문에 더욱 만족도가 높았다. 짙은 흑적색에 연한 보랏빛 톤, 살짝 오렌지 뉘앙스도 깃들어 있는 활기찬 색상이었다. 잘 익은 블랙 체리, 자두향의 향연에 다크 초콜릿, 바닐라 풍미가 이어지며 시리즈가 추구하는 과일-오크 균형미가 돋보였다. 14.5%vol의 알코올이 주는 비중감, 충분한 산미, 깐깐한 타닌이 수준급 아르헨티나 말벡의 표준을 느끼게 해 준다. 육고기 스테이크, 바비큐, 광양 불고기, 중질 치즈와 잘 어울린다.

델 꽈르텔 까베르네 프랑
본문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안델루나 사의 ‘마운틴 프랑’ 라인업 중 가운데 와인 ‘델 꽈르텔’이다. 라틴어 기원을 가진 스페인어 ‘Cuartel’은 ‘4분의 1’이라는 의미로, 주로 넷으로 나눈, 도시나 마을의 한 지구, 한 구획을 의미한다. 필자가 이해한 바로는, 안델루나 사의 괄탈자리 농장의 까베르네 프랑 포도밭 중에서, 특정 지구의 포도밭이나 중간 정도의 품질이나 특성을 가진 포도를 사용해 생산한 와인이 되겠다. 독자 여러분들이 이 와인을 마신다면 안델루나 사의 까베르네 프랑의 표준 중상급 품질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프랑스 오크통에서 10개월 정도 숙성시켰고, 레이블 디자인이 특이한데, 토양층 디자인인 듯하다. 4종 토양은 모래, 점토, 충적토, 석회석이 아닐까 추정해봤고 그 기준으로 와인을 시음했다. 필자가 시음한 2020 델꽈르텔 까베르네 프랑은 색상의 선명함과 보랏빛 제비꽃 색상 뉘앙스가 특별했다. 까베르네 프랑은 안토시안 폴리페놀이 풍부하기에 이렇게 멋진 색상이 구현된다는 생각을 해봤다. 첫 향으로는 당연히 고추향과 싱그런 풀내음이 DNA에 담겨 풍겨나고, 정향과 아니스, 찔레꽃과 제비꽃의 야생화 향들이 매우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은은한 향신료향과 향긋한 허브 노트, 숙성이 시작된 듯 감초향도 감지된다. 입에서는 산뜻한 산미와 신선한 미네랄, 팽팽한 긴장감, 14%vol의 준수한 파워(‘파워풀하다.’는 뜻은 아니다) 보르도스러운 풍미와 질감이 잘 표현됐다. 시음 온도를 16℃ 정도로 하고 1시간 정도 충분히 브리딩을 해두면 아주 좋은 시음 경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파시오나도 꽈뜨로 세파스
‘Quatro Cepas’ 와인은 1300m 고지에 충적토, 모래, 암석 및 주로 배수가 잘되는 석회암토로 구성된 최적의 떼루아에서 생산된 ‘4가지 품종’을 블렌딩했다는 의미를 담은 뀌베명이다. 각 품종은 개별적으로 프랑스 오크통에서 12개월 동안 숙성했다. 말벡,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품종은 50% 새 오크통, 25% 2년차 오크통, 25% 3년차 오크통을 사용했으며, 까베르네 프랑 품종은 60% 새 오크통, 40% 3년차 오크통으로 변화를 줬다. 4가지 품종도 복잡한데 각각을 다시 2~3개 오크통 패치로 나눠 숙성 관리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노력과 능력인지는 직접 양조를 해 본 사람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들다. 엄청난 집념과 정성으로 만들었구나~! 이후 각 품종의 특성을 조화롭게 블렌딩해 떼루아와 와이너리의 철학이 반영된 독특한 와인으로 탄생한 후 마지막으로 와인의 안정화를 위해 최소 8개월 동안의 병숙성을 거쳐 출시된다. 필자가 시음한 꽈뜨로 세파스 2019 빈티지는 말벡 38%, 까베르네 소비뇽 33%, 까베르네 프랑 20%, 메를로 9%로 블렌딩됐다. 짙은 흑적색에 고혹적인 바이올렛 톤 뉘앙스가 선명하고, 약간 잔을 옆으로 기울이면 레드 와인 잔의 테두리에서 아름다운 가넷 레드 색조가 비로소 드러난다. 잔을 휘저으면 이 레드 와인은 높은 점도를 드러내며 잔 내면을 흘러 내리며 왕관 무늬를 완성한다. 코에서는 블랙베리, 블랙 체리, 말린 자두 등 검은 베리 과실의 새콤하며 감미로운 향과 후추, 계피, 감초등 향신료의 복합미가 드러나며, 다크 초콜릿, 구운 개암 견과류 향으로 마감한다. 입안에서는 볼륨감 있는 첫 모금이 입안을 장악하며, 좋은 산미와 익은 과일 풍미, 견고한 타닌, 15%vol의 온화한 알코올이 힘을 뿜는다. 미네랄이 드러난 적절히 기분좋은 드라이감 뒤에 다시 블랙 체리와 자두 맛이 감미로운 여운을 남기며 사라진다. 레이블에서 보이는 ‘흑회색 짙은 밤의 어스름 초승달 이미지’가 주는 신비스러움이 시음에서 연출된다.

파시오나도 말벡 아트인더글라스
아르헨티나 멘도사주, 우코 밸리 지역의 투푼가또 지구 내에서도 단 8개의 와이너리만이 생산하는 최고의 포도밭이 있는 괄타자리(Gualtallary) 구역에서 안델루나의 ‘열정(Pasionado)’을 담아 생산하는 플래그십 브랜드다. 남반구에서 폴리페놀 성분의 완숙 시기인 4월 새벽에 손수확한 포도를 전량 섬세한 수작업으로 선별해 양조에 사용한다. 발효 전 저온 침용을 진행해 포도의 신선도와 미네랄 풍미를 뽑아낸다. 천연 효모로 발효를 진행한 와인은 프랑스 오크통에서 12개월 동안 숙성한다. 새 오크통 50%, 2년차 25%, 3년차 25%로 구성을 다변화시켰으며, 입병 후 8개월 동안의 병 숙성을 마치고 출시된다. 필자가 시음한 2019 파시오나도 말벡은 선명한 보랏빛 뉘앙스에 진한 흑적색의 심원함이 잔에서 아우라를 자아냈다. 잘 익은 검붉은 베리의 산도 깃든 감미로움과 야생적인 제비꽃 향의 복합적인 아로마에 바닐라, 담배, 감초, 초콜릿의 섬세한 힌트가 더해져 풍성한 부께가 발현된다. 입맛을 다시게 하는 산도와 벨벳 질감의 독특한 감촉에 놀라며, 정교한 타닌감과 15%vol의 알코올 파
워가 풀 바디 무게감과 구조를 만들어내는 안데스 산맥같은 느낌의 와인이다. 마지막 잔 길고도 매우 기분 좋은 여운이 느껴질 때,Than 작가와 협업한 총천연색 화려한 회화로 재탄생한 명품 레이블을 감상해 보라. 수입사의 예술 경영 철학과 아우라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