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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감상하고, 예술을 맛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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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앤레스토랑 2026년 7월호] 까스텔 델 레메이 - 손진호 교수의 와인 PICK

( 손진호 사진 및 자료 제공 와이넬)

5~18세기, 이베리아 반도 본토 북동부 지역과 지중해의 주요 영토를 제패한 옛 아라곤 왕국(Corona de Aragon)의 영광이 서린 현 아라곤과 카탈루냐 지방은 매우 유서 깊은 곳이며, 피레네 산맥의 영험한 기운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이 지역의 대표 와인 산지 중 하나인, 코스테르 델 세그레(Costers del Segre)는 세그레 강 유역과 예이다(Lleida) 피레네 지대에 흩어진 7개 소지역으로 구성된 카탈루냐의 와인 산지(DO)다.

카탈루냐의 4개 주 중 유일하게 해안선이 없는 예이다 도내에 완전히 위치해 있는 관계로, 이곳이 독특하고 아름다운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잊혀진 존재가 됐다. 테루아는 석회질이 풍부한 석회석 지반 위에 가벼운 모래질 표토가 쌓인 곳이 많고, 해발 약 250~700m 범위의 고도 차와 분절된 지형으로 지역마다 배수와 미세기후가 다르다. 기후는 대륙성에 지중해적 요소가 섞인 건조한 성격으로 계절·일교차가 크며 연강수량은 대략 380~450mm, 연평균 일조시간은 약 2800시간 수준이다.

주요 재배 품종으로는 청포도에 마카베오(Macabeo), 파레야다(Parellada), 사렐루(Xarel·lo)와 샤르도네가 널리 쓰이고, 적포도에는 템프라니요(Tempranillo/Ull de llebre), 가르나차(Garnacha),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시라, 피노 누아, 트레빠(Trepat) 등 전통 품종과 국제 품종이 공존한다. 와인 스타일은 고지대의 서늘한 포도밭에서 나오는 산미 좋은 화이트 & 스파클링(카바 포함)부터 건조한 내륙지대의 구조감 있는 레드와 오크 숙성형 블렌드까지 다양하다.

역사적으로는 1914년 라이마트(Raimat) 지역의 대규모 관개·개간(Manuel Raventós에 의한)이 현대적 와인산업 부흥에 중요한 전환점이 됐고, 이달의 와이너리인 카스텔 델 레메이(Castell del Remei)같은 유서 깊은 양조장이 지역 전통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분산된 지형 특성을 살린 지역성 강화, 국제 품종 도입과 현대적 양조기법, 그리고 자체 지속가능성 프로그램을 통한 환경·사회적 관리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현 경영주, Tomàs Cusiné

 

카탈루냐 와인의 선구자, Castell del Remei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유서 깊은 와이너리, 카스텔 델 레메이(Castell del Remei)는 카탈루냐 와인 역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독보적인 이정표를 세운 곳이자, 프랑스 보르도 스타일을 스페인에 성공적으로 이식한 선구자적인 와이너리다. 카탈루냐 내륙 예이다 도의 라 노게라(La Noguera) 지역, 페네예스(Penelles) 마을에 위치해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서쪽으로 약 120km 떨어진 곳이다. 이 땅에서 와인을 만든 역사는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와이너리 내부 전시실 이름이기도 한 ‘아틸라 루칠라(Attila Lucilla)’라는 로마 시대 여성의 비석이 땅속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카스텔 델 레메이(Castell del Remei)의 역사에서 1780년대 당시 이 땅을 소유하고 최초로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인물은 바르셀로나 출신의 유력한 정치가이자 대지주였던 이냐시 지로나 이 타르가(Ignacio Girona y Targa)였다. 

그는 예이다 지역의 이 거대한 부지를 매입한 후, 1780년에 최초로 포도밭을 조성하고 와인을 양조하기 위한 첫 발자취를 남겼다. 와이너리와 성의 이름인 ‘레메이(Remei, 스페인어로는 Remedio)’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있다. 초기 창립자 시절인 19세기 초반, 스페인을 침공한 프랑스 나폴레옹 군대가 이 영지 근처를 지나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프랑스 군대가 이 영지를 그냥 지나쳐 가면서 가문과 양조장 시설이 화를 면하게 됐다. 주인이었던 지로나 가문은 이를 ‘레메이(구원·치유)의 성모님’이 자신들을 보호해 주신 덕분이라고 굳게 믿었고, 이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영지의 이름을 ‘카스텔 델 레메이(Castell del Remei)’라 짓고 성모께 헌정하는 성당을 지었다. 

1780년 이냐시 지로나가 기틀을 닦은 이후, 그의 아들과 손자들 대에 이르러 분산됐던 영지는 1890년대에 바르셀로나의 금융 자산가였던 이그나시 지로나 이 아그라펠(Ignacio Girona y Agrafel) 대에 이르러 하나로 통합되며, 다시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는 당시 프랑스를 초토화시켰던 필록세라(Phylloxera) 재앙을 기회로 삼았다. 이들은 와인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와이너리를 완전히 개조했는데, 포도밭 한가운데 양조장(Castle)이 위치해 수확 즉시 양조하는 프랑스 보르도의 ‘샤또(Château) 방식’을 카탈루냐 최초로 도입했다. 이들은 또한 보르도에서 전문 양조가와 네 가구의 농부를 직접 초빙해 왔다. 그리고 스페인 최초로 프랑스 품종인 까베르네 소비뇽과 세미용(Sémillon)을 들여와 심은 선구자가 됐다. 

여러 선구적인 기술 개발과 함께, 무엇보다 카스텔 델 레메이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카탈루냐에서 최초로 오크통에 와인을 숙성(Crianza)시키고, 이를 독자적인 브랜드 카스텔 델 레메이 이름으로 병입 및 상표화해 판매한 와이너리기 때문이다. 스페인 특허청에 등록된 와인 브랜드 중 통산 5번째로 오래된 유서 깊은 브랜드다. 지로나 가문은 단순히 와인만 만든 것이 아니라, 이 지역을 거대한 ‘농업 공동체(Agricultural Colony)’로 발전시켰다. 산업혁명의 기술을 적극 도입해 영지 내에 우편번호가 따로 부여될 정도로 대규모 단지를 조성했다. 성(Castle) 주변으로 와이너리 뿐만 아니라 밀가루 방앗간, 올리브 오일 압착소, 증류소, 제철소, 심지어 영지 노동자들을 위한 성당까지 지어 50가구 이상의 가족들이 자급자족하며 살았다고 한다.

 

레메이 와이너리의 변혁과 Tomàs Cusiné 

그러나 아쉽게도 1950년대 이후 와이너리는 경영난으로 서서히 쇠퇴의 길을 걸었다. 멈춰 가던 카스텔 델 레메이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한 것이 레메이 양조장을 이끈 두 번째 가문인 쿠시네(Cusiné) 가문이다. 1982년 쿠시네 가문이 이 영지를 인수한 후, 1990년대 초 대대적인 투자와 현대화 작업을 단행했다. 2피트 두께의 두꺼운 돌벽과 철제 구조로 지어진 반(半)지하 구조의 전통 셀러(카탈루냐식 궁륭 구조)를 보존하면서도, 내부에는 최첨단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와 1000여 개에 달하는 최고급 프랑스·미국산 오크통을 도입해 과거의 명성을 완벽하게 복원했다. 

현재 와이너리는 전설적인 와인 메이커이자 오너인 토마스 쿠시네(Tomàs Cusiné)가 이끌고 있다. 1980년대부터 그는 카스텔 델 레메이 와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1997년 그는 해발 700m 고지에 포도밭을 조성한 세르볼레스 셀러(Cérvoles Celler) 프로젝트를 창설했으며, 2003년부터는 가족 사업을 떠나 자신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시작해서, ‘Tomàs Cusiné(2003)’와 ‘Cara Nord(2012)’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이러한 와인 사업들을 통합하고 카탈루냐를 대표하는 와인 생산업체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후, 2014년 토마스 쿠시네는 카스텔 델 레메이로 복귀해 회사 경영 전반을 총괄하게 됐다. 복귀 후, 카스텔 델 레메이는 와이너리의 이미지를 새롭게 단장하고, 모든 와인 라인업의 고유한 개성과 스타일을 존중하면서도 품질에 대한 헌신을 한층 강화했다. 또한 포도밭을 재편하고, 전문 인력을 확충하며, 와인 관광의 매력을 높이기 위해 부지 내 시설을 현대화하는 등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다. 

그는 스페인 내에서 ‘가장 뛰어난 블렌더(Assembler) 중 한 명’으로 존경받는 인물이다. 토마스 쿠시네의 지휘 아래, 이곳은 전통적인 샤또 와인의 묵직함에 현대적인 터치와 우아함을 더한 와인들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속가능한 농법을 넘어 유기농(Organic) 및 바이오다이내믹(Biodynamic) 농법으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제2의 도약을 맞이하고 있다. 

“와인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포도가 만듭니다. 사람은 포도가 하는 말을 해석해줄 뿐이죠. 벌써 와인을 만든 지 40년 째네요. 경험이 쌓일수록 포도에 더 집착하게 되는 것 같아요. 왜냐구요? 포도가 좋으면 와인은 거저 만들어지거든요.” 쿠시네의 입에서 쏟아져 나온 말들을 들어보니 이 사람은 와인을 머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만든다는 느낌이 들었다. 쿠시네는 코스테르 델 세그레 지역이야말로 스페인 농업의 현대화를 이끈 곳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 DO 회장으로서 이곳의 와인을 전 세계에 활발하게 홍보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 선두에는 카스텔 델 레메이가 있을 것이다. 

카스텔 델 레메이는 주로 와인 생산에 주력하고 있지만, 단순한 와이너리 그 이상이다. 이 단지는 과거, 농업 공동체가 사용하던 작업장, 증류소, 제분소, 올리브 오일 압착소 등의 건물과 호수, 치유의 성모 성당(Virgen del Remedio), 19세기 당시의 4개의 탑과 80개의 창문을 갖춘 원래 구조를 그대로 간직한 성, 그리고 일반에 개방된 레스토랑(주중 내내 예이다 전통 요리 제공)은 모두 이 부지의 오랜 역사를 드러내며, 이곳에 쏟아부은 노력의 증거가 돼 와인 관광 명소로서의 매력을 더한다. 아름다운 호수와 숲, 유서 깊은 성과 레스토랑이 어우러져 카탈루냐 와인 투어(Winetourism)의 중심지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맛과 역사적 배경 모두 깊이가 있는 아주 매력적인 와이너리를 꼭 방문해 보길 권한다.

 

시음 와인 4종 리뷰

*시음 와인의 제목 부분 한글 표기는 국내 수입사가 표기한 표기를 따르고,

본문 내용의 발음 표기는 필자의 표기입니다.

 

1. 카스텔 델 레메이, ‘고띰 브루’ Gotim Bru

카스텔 델 레메이 사의 표준 스타일 레드 와인이자, 우리나라에 이 와이너리를 처음 알린 일등 공신으로 데일리 베스트셀러다. 수입사 담당자가 스페인 현지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마셔보고 반해 수입을 결심하게 만든 바로 그 와인이란다. 이름이 특별하다. 이곳은 카탈루냐 지방이다. 스페인 본토 표준어인 가스티야어와 많이 다르다. ‘고띰(Gotim)’은 카탈루냐어로 ‘포도송이’를 뜻하며, 뒤에 붙은 ‘브루(Bru)’는 ‘어두운 갈색(Dark Brown)’ 또는 ‘거무스름한, 가무잡잡한(Dark, Swarthy)’이라는 뜻을 가진 형용사다. 이탈리아 최고 와인 중 하나인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가 떠오르는 단어다. 두 단어를 합친 ‘Gotim Bru’는 직관적으로 ‘거무스름한 포도송이’ 또는 ‘빛깔이 어두운 포도송이’라는 뜻이 된다. 수확 시기가 돼 아주 짙고 어두운 검보라색, 혹은 약간의 갈색빛이 감도는 거무스름한 빛깔, 즉, ‘뜨거운 카탈루냐의 태양 아래 완벽하게 익어 빛깔이 짙어진 포도송이’를 아주 감각적이고도 시적으로 표현한 이름이리라. 

잔에 와인을 따르고 빛에 비춰 보면, 밝고 투명한 루비색 가장자리에 살짝 갈색빛(Bru)이 감도는 묵직하고 깊은 대지의 색을 볼 수 있다. 템프라니요 35%, 가르나차 32%, 까베르네 소비뇽 20%, 메를로 8%, 시라 5%가 블렌딩된 와인으로, 프랑스 오크통과 미국 오크통에서 약 10개월간 숙성돼 붉은 과실의 신선함과 은은한 가죽, 코코아, 스파이시한 풍미가 좋고, 입에서는 잘 익은 과일의 산미와 부드러운 타닌감, 충분한 알코올(14%vol)의 힘이 아주 매력적인 균형감을 준다. 가격 접근성도 좋아 입문용으로 최고인데,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세계적 레스토랑 엘불리(El Bulli)의 소믈리에 데이비드 세이하스(David Seijas)가 단골 고객들에게 적극 추천했던 데일리 와인이기도 하다. 다양한 스페인 타파스 접시들과 즐겁게 마실 수 있으며, 불고기, 삼겹살과도 흥겹게 잘 어울렸다. 치트키를 완성하기 위해 ‘Gluten Free’에 ‘Vegan’ 인증까지~!!                      

 

 

2. 카스텔 델 레메이, ‘오다’ 블랑 Oda Blanc 

본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토마스 쿠시네는 ‘블렌딩의 달인’으로 불리는데, 그는 특히 국제 품종과 스페인 품종을 블렌드할 때 다양한 장점이 있다며 일례로 마카베오와 국제 품종의 블렌드에 대해 설명해 줬다. “마카베오는 맛이 부드럽고 탄탄하며 보디감이 좋지만 향은 약한 편이죠. 하지만 향이 풍부한 소비뇽 블랑이나 샤르도네를 섞으면 둘의 궁합이 아주 환상적이에요. 소비뇽 블랑과 샤르도네가 아로마를 담당하죠~!” 고띰 블랑(Gotim Blanc)과 오다 블랑(Oda Blanc)이 바로 그런 와인이다. 

필자가 시음한 2023 오다 블랑은 마카베오 44%에 샤르도네 56%를 블렌딩했는데, 핵과류와 열대과일향이 진하고, 프랑스 오크통과 미국 오크통에서 약 10개월간 숙성돼 오크 숙성에서 얻은 복합미도 훌륭하다. 바토나주(bâtonnage) 작업을 통해, 볼륨감과 풍요로움을 더했다. 12.5%vol의 알코올은 이 여름 더위에 딱맞는 가벼움을 선사하며, 긴 여운에서는 수밀도의 감미로운 풍미가 길게 이어진다. 리코타 치즈 샐러드, 생선회, 광어 카르파쵸, 갑각류, 버터로 조리한 닭가슴살 등과 좋은 맞춤을 이룬다.      

 

3. 카스텔 델 레메이, ‘오다’ Oda

뀌베명 ‘Oda’는 카탈루냐어로 성스러운 노래를 의미하는 ‘송가’라는 뜻을 담고 있다. 앞서 화이트 와인에서도 설명했듯이, 토착 품종과 국제 품종과의 블렌딩에서 오는 물결과도 같은 울림과 조화를 표현한 작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오다 레드는 3가지 품종을 블렌딩했으니 ‘삼중창 송가’인 셈이다. 

필자가 시음한 2021 빈티지는 메를로 60%, 템프라니요 25%, 까베르네 소비뇽 15%를 블렌딩했다. 부드러운 메를로의 함량이 높고, 까베르네까지 합하면 국제 품종이 3/4이다. 아마도 세계 시장을 겨냥해 블렌딩한 야심작이 아닐까 한다. 프랑스 오크통과 미국 오크통에서 약 12개월간 숙성시켰다. 잔에 따른 오다 띤토는 짙은 루비색에 약간의 갸닛 뉘앙스가 올라오기 시작하는 안정감을 보이는 색상이다.

흑자두, 블랙 커런트의 향미가 풍부하고 클로버, 감초, 바닐라 등 다양한 향이 복합미를 더한다. 입안에서는 산뜻한 산미와 풍부한 질감, 14.5%vol의 알코올에서 오는 힘과 구조감이 탄탄한 근사한 와인이다. 스페인 만체고 치즈나 육류 요리에 곁들이기 좋은 스타일이다. 2025 Korea Wine Challenge 품평회에서 이 빈티지로 Gold Medal을 받았고, 제임스 서클링 평론가는 2017년 빈티지에 90점을 줬다.

 

4. 카스텔 델 레메이, ‘1780’

진정 카스텔 델 레메이의 역사를 맛보고 싶으시다면, 지로나 가문이 포도밭을 조성하고 와인 생산을 시작한 창립연도를 기념해 만든 ‘1780’을 추천한다. 프랑스 품종과 스페인 토착 품종이 절묘하게 블렌딩돼 미국산과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18개월 이상 숙성되는 와인으로, 이 양조장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시그니처 와인이다. 프랑스 역사를 전공한 필자 입장에서는 1789년에 발생한 ‘프랑스 대혁명’보다도 9년 먼저 이뤄진 카스텔 델 레메이의 위대한 서사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필자가 시음한 2019 빈티지는 까베르네 소비뇽 50%, 템프라니요 25%, 가르나차 15%, 메를로 5%, 시라 5%가 블렌딩된 와인으로서, 코스테르 델 세그레 와인 지역의 일관성과 토마스 쿠시네의 천재적 블렌딩 감각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검붉은 루비 색상이 심원한 깊이를 보이며, 블랙 커런트와 자두, 산딸기의 싱싱한 베리향이 바이올렛 꽃향기와 후추향을 만나 이루는 이국적 향연이 코를 즐겁게 해준다. 저변에서 풍기는 향긋한 오크향과 초콜릿, 감초의 풍미는 입안으로 이어지며, 견조한 타닌 구조감과 농축미, 14.5%vol 알코올의 묵직한 보디감과 근사한 조화를 이룬다. 전 세계 유명 레스토랑의 와인 리스트에 자주 등장할 만큼 품질을 인정받는 와인이다. 회사의 플래그십 와인으로서 많은 메달을 수상했으며,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인 ‘엘 세예르 드 칸 로카(EL CELLER DE CAN ROCA)’의 와인 리스트에 올라 있다. 직전 2018 빈티지는 Decanter World Wine Awards 2023에서 91점을 받았다.